가치
존중, 같이
창업 스토리
캄보디아
2009년 프놈펜에 오픈한 브라운 커피(Brown Coffee)는 캄보디아의 젊은 층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카페 입니다. 20세 후반의 동업자 5명이 시작한 브라운(Brown)은 수년만에 글로벌 브랜드 스타벅스(Starbucks)와 비견되는 평가를 받으며, 현재 39개 대형 카페와 베이커리를 비롯해서 직원 수가 700명에 이릅니다. 아시아 최빈국에서 이뤄낸 청년들의 가치창업 핵심을 살펴봅니다.
암울한 현실 피난처 ‘제3지대’ 제공
40여년 전 크메르루주의 대학살(1975~79)을 겪은 캄보디아 국민 평균 연령은 현재 26세입니다(2023). 죽음의 환란이후 출생한 새로운 세대들이지만, 국민소득은 이제 1900달러를 넘어섰고, 한달 최저임금은 200달러의 암울한 현실입니다.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젊은이들에게 학교와 집과 사무실의 중간쯤 되는 제3지대가 제공됐습니다. 커피, 음료, 디저트, 와이파이, 에어컨, 편안한 좌석 등 모든 것이 신세계입니다.
그런데 왜 ‘브라운’일까?
‘브라운’(Brown)은 서양인에겐 매우 익숙한 이름이고 갈색의 색상은 커피를 연상시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브라운을 크메르어로 번역하면 ‘트나웃’(t'not)입니다. 이는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야자나무 이름이기도 한데, 나무의 수액을 받아 불에 끓이면 모두에게 필요한 천연 설탕이 됩니다. 그 색깔이 ‘크메르 브라운’이며 민족의 피부색을 상징합니다
옛 것에 대한 사랑과 공간 이해
캄보디아에도 스타벅스와 코스타(Costa)같은 글로벌 브랜드 카페들이 있지만, 브라운의 공간 개념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브라운은 ‘크메르 정신’(Khmer spirit)을 주제로 공간을 재해석하고 젊은 크메르 건축가, 예술가 및 디자이너와 협력하여 재창조합니다. 왜 브라운 카페에 들어서면 새로움에도 낯설지 않으며 편안하고 자긍심까지 느끼게 되는지, 그들은 이것을 '브라운 마법'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뜨거운 커피 문화 전파
아열대의 날씨가 계속되는 캄보디아에서는 연유와 얼음을 넣어서 차갑고 달달하게 마시는 냉커피가 ‘국민음료’입니다. 브라운은 낯설고 뜨거운 ‘카푸치노’와 ‘라떼’와 ‘마끼아또’ 같은 커피를 소개했습니다. 더운 나라 캄보디아 사람들에게는 모두 생소한 커피들이어서 처음엔 카페 방문객의 50%를 외국인으로 삼았으나 지금은 99%가 내국인입니다. 브라운은 새로운 커피의 길을 개척했습니다.
블랙에 생명을 불어넣다
킬링필드(Killing Fields)로 불리던 대학살 시대가 불과 40여년 전입니다. 캄보디아는 집단농장으로 바뀌었고 수용소 복장은 검정색, 여성들의 머리는 단발이었습니다. 지금도 검정색과 단발머리에는 트라우마가 있어서 관공서 필기구조차 파란색 볼펜입니다. 검정색은 죽음을 연상시키기 때문인데, 평균 20대 연령층의 브라운 유니폼은 모두 검정색입니다. 처음엔 충격이 컸으나 소신과 행동으로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가치 존중, 같이 창업
브라운 대표 짱분랑(Chang Bunleang)은 창업 당시 27세였습니다. 동업자 모두 고등학교 동창이며 4촌 관계입니다. 이들은 유학시절에 카페 문화를 체험했으며, 각자의 전공 (경영과 커뮤니케이션, 건축, 제과 요리, SW 엔지니어링)을 결합하여 함께 이뤄낸 것이 ‘브라운’입니다. 브라운 카페에는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며 지원하고 이끌어주는 청년개척자 정신이 흐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