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봉제공 여성들의 커피
2023년 12월 05일2010년, 아시아 최빈국 캄보디아 시골에서 어느 한인 선교사가 어린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그 당시 마을사람들은 비가오는 우기철이 시작되면 농사를 지어 11월이나 12월에 추수를 합니다. 그리고 다음 해 추수 때까지 식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아끼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린 소녀는 7살 때 아버지를 병으로 잃었습니다. 아버지의 치료비와 장례비로 많은 빚을 진 소녀의 집은 늘 식량이 부족했습니다. 하루 품삯 5달러로 농장 일을 하던 소녀의 엄마는 식구 수를 줄이기 위해서 어린 자녀 둘을 고아원으로 보냈고, 소녀 역시 14살이 되어서는 중학교대신 봉제공장을 다녀야만 했습니다.
소녀의 월급은 70달러, 어린 나이에 힘에 부치는 공장 일을 하다가 ‘뎅기열’에 걸렸습니다. 치료제도 없이 40도까지 올라가는 고열속에 사경을 헤맸습니다. 며칠만에 의식은 돌아왔으나 먹을 만한 것이 없습니다. 선교사가 건네준 초코파이가 얼마나 맛있던지 “처음 먹어보는 그 맛을 오랫동안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이후 소녀는 선교사 부부의 보살핌으로 봉제공장 대신 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까지 진학합니다. 집에서 학교까지는 7km, 10리가 넘는 먼 길을 자전거로 통학하던 중에 어지러워 정신을 잃는 일이 반복됩니다. 영양부족과 몹쓸 질병으로 치료를 받던 그때가 18세였습니다. 소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의 혈액형이 A형이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시골 소녀들 대부분 18세쯤되면 결혼을 하지만 소녀는 신학대학으로 진학하게 됩니다. 소녀의 엄마는 10년이 넘도록 죽은 남편의 빚에 시달리고 있었기에, 소녀가 하루 빨리 돈을 벌기 원했음에도 선교사가 신학교로 보내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이처럼 육신의 아버지가 없는 소녀에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보살핌은 계속됐습니다.
소녀는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부설유치원 교사로 섬기며, 아끼고 모은 월급으로 아버지가 남긴 모든 빚을 갚게 됩니다. 지금은 신학대학에서 만난 청년과 결혼하여 남편의 고향에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마치 10여년 전 한인선교사 부부를 처음 만났던 그때처럼 이제는 소녀 부부가 예배를 드리며 마을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시골 교회에는 아이들과 노인밖에 없습니다. 청년들은 돈벌이로 떠났고 마을농부들 역시 도시 건축현장 노동자로 일하며 우기때에 잠시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짓습니다. 소녀는 신학대학시절부터 틈틈이 카페 알바를 했습니다. 덕분에 여러 가지 훈련을 받을 수 있었기에, 지금은 커피부스로 생활비와 사역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소녀 부부의 개척교회는 지방 국도에 인접해 있습니다. 매일 도로위의 인생들에게 커피 한잔으로 전해지는 소녀의 고백을 여러분과 나눕니다. “아버지 없이 가난하고 외롭게 자란 저를 이처럼 사랑하시고, 늘 지켜 주시는 그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 아버지이십니다” 그 믿음의 고백처럼 카페 이름도 ‘주님과 함께’ 위드힘(with Him)입니다.
여호와께서 그를 황무지에서, 짐승이 부르짖는 광야에서 만나시고 호위하시며 보호하시며, 자기의 눈동자 같이 지키셨도다 (신명기 32:10)
소녀의 이름은 ‘런네악스머이’(25) 남편은 ‘예윤’(27) 두 사람은 캄보디아 장로교신학대학교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시골교회 개척사역과 함께 위드힘(with Him)카페 커피부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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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캄보디아 농촌을 중심으로 미국 선교사(SBC)들의 새로운 교회개척운동(CPM)이 활발하게 전개됩니다. 단기간의 지도자 양성을 통해서 10년사이에 200개 가정교회가 세워집니다. 성공적인 평가와 함께 현지 교단(CBC)에 교회가 이양되고 농촌사역자에게 지원하던 약간의 보조금을 중단하자(2004), 단 2년사이에 150개 교회가 사라집니다. 2024년 현재까지도 이와 유사한 개척 사례들이 계속되고 있기에 ‘런네악스머이’와 ‘예윤’ 부부 사역자처럼, 사도 바울의 ‘회당과 장터’(행 17:17)를 사역모델로 ‘일하며 복음을 전하는’ 일터사역(살전 2:9)이 더욱 늘어나고 지원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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